SKU 재고관리, 정기발주와 재주문점 한 달씩 써봤더니
잘 팔리는 상품이 갑자기 품절되고, 느리게 팔리는 상품은 창고 한쪽에 계속 쌓인다면 발주 담당자의 감각보다 발주 시점을 결정하는 방식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같은 판매 데이터와 같은 SKU 목록을 사용하더라도 정해진 날짜에 주문하는 정기발주와 재고가 기준선 아래로 내려갈 때 주문하는 재주문점 방식은 현금 흐름, 품절률, 업무량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저는 소형 이커머스 운영 환경을 가정해 회전 속도가 다른 120개 SKU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한 달씩 두 방식을 적용해봤습니다. 핵심은 어느 한쪽이 무조건 우수하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특성과 공급 조건에 따라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한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정기발주 vs 재주문점, 출발점부터 달랐습니다
날짜를 기준으로 볼 것인가, 수량을 기준으로 볼 것인가
정기발주는 매주 월요일이나 매월 1일처럼 미리 정한 주기에 맞춰 재고를 검토하고 주문합니다. 주문일이 예측 가능해 담당자가 일정을 잡기 쉽고, 여러 SKU를 한 번에 묶어 발주하면서 배송비나 최소주문금액 조건을 맞추기 편했습니다. 판매량이 안정적인 생활용품이나 공급처가 동일한 상품군에서는 특히 운영이 단순했습니다.
반면 재주문점 방식은 가용재고가 미리 정한 기준 수량에 도달하면 발주를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8개가 판매되고 입고까지 5일이 걸리며 안전재고가 20개라면 재주문점은 ‘8개 × 5일 + 20개’, 즉 60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달력보다 실제 재고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판매 속도가 빠르거나 품절 손실이 큰 SKU에 유리했습니다.
두 방식의 차이를 이해할 때는 재고를 단순히 창고에 있는 물건으로만 보면 안 됩니다. 재고의 기본 개념처럼 판매를 위해 보유한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과잉재고는 보관 공간뿐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현금까지 묶는다는 사실이 선명해집니다.
- 정기발주: 검토 날짜가 고정되어 업무 계획과 합배송 관리가 쉽습니다.
- 재주문점: SKU별 판매 속도와 조달 기간을 반영해 품절에 빠르게 대응합니다.
- 공통 전제: 장부재고가 아닌 미입고·예약·반품을 반영한 가용재고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첫 번째 함정: 모든 SKU에 같은 주기나 같은 재주문 수량을 적용하면 저회전 상품의 과잉재고가 커집니다.
발주 방식은 주문서를 언제 작성할지 정하는 규칙입니다. 판매 예측이 부정확한 상태에서 규칙만 바꾸면 오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반복될 수 있습니다.
한 달 뒤 숫자로 드러난 두 방식의 승부
품절률은 재주문점, 업무 예측성은 정기발주가 앞섰습니다
비교 대상은 최근 8주 판매 이력이 있고 공급 리드타임을 확인할 수 있는 SKU로 제한했습니다. 프로모션 상품과 단종 예정 상품은 제외하고, 판매 속도에 따라 고회전 30개, 중회전 50개, 저회전 40개로 구분했습니다. 정기발주 그룹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검토했고, 재주문점 그룹은 매일 마감 후 가용재고가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SKU를 자동 추출했습니다.
한 달 운영 후 고회전 SKU에서는 재주문점 방식의 품절 발생 건수가 정기발주보다 약 30% 적었습니다. 주말에 판매량이 급증해도 월요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기준선 도달 시점에 주문 후보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발주 알림이 여러 날에 흩어져 담당자가 확인해야 하는 횟수는 늘었고, 공급처별 최소주문금액을 맞추지 못해 주문을 보류하는 사례도 생겼습니다.
저회전 SKU에서는 결과가 반대였습니다. 정기발주는 정해진 날에 여러 상품을 함께 검토하면서 ‘이번 주에는 주문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기 쉬웠지만, 재주문점 방식은 일시적인 재고 조정이나 반품 격리 수량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기준값이 잘못 설정된 SKU는 판매가 거의 없는데도 발주 후보에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 비교 항목 | 정기발주 | 재주문점 방식 |
|---|---|---|
| 품절 대응 | 검토일 사이의 급증 수요에 늦을 수 있음 | 기준선 도달 즉시 대응 가능 |
| 담당자 업무 | 특정 요일에 집중되어 계획하기 쉬움 | 알림이 분산되어 상시 확인 필요 |
| 배송비 관리 | 합배송과 최소주문금액 충족에 유리 | 소량 주문이 잦아지면 비용 증가 |
| 저회전 SKU | 사람의 보류 판단을 반영하기 쉬움 | 잘못된 기준값이 과잉발주로 연결됨 |
| 확장성 | SKU가 많아지면 검토일 업무가 과중 | 데이터가 정확하면 자동화하기 좋음 |
- 고회전 상품은 품절 횟수와 품절 지속 시간을 함께 측정했습니다.
- 과잉재고는 단순 수량이 아니라 최근 30일 판매량 대비 보유일수로 비교했습니다.
- 발주 업무량은 주문서 수뿐 아니라 검토, 수정, 공급처 확인에 사용한 시간까지 포함했습니다.
- 입고 지연 건은 발주 방식의 실패와 공급처 지연을 분리해 기록했습니다.
평균 재고만 보면 중요한 문제가 가려집니다
테스트 중 가장 주의한 지표는 평균 재고였습니다. 월초에 100개를 보유하고 월말에 20개가 남았다고 해서 운영 과정이 안정적이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중간에 일주일간 품절된 뒤 대량 입고되었다면 평균값은 무난해 보여도 고객 이탈과 광고비 손실은 이미 발생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SKU별 품절 일수, 재고회전일, 긴급발주 횟수를 함께 봐야 실제 승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비용 대결에서는 주문 횟수보다 숨은 비용이 중요했습니다
대량 합배송의 이익과 재고 보유비용을 맞바꿉니다
정기발주의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주문을 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급처 한 곳에서 15개 SKU를 취급한다면 같은 날 수요를 검토해 한 주문서로 묶을 수 있습니다. 배송비 4,000원을 여러 번 내지 않아도 되고, 30만원 이상 무료배송이나 박스 단위 할인 조건도 활용하기 쉽습니다. 담당자가 송장과 입고 예정일을 관리하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그러나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필요 이상의 상품을 채우면 절약액보다 큰 비용이 생깁니다. 상품 원가에 현금이 묶이고, 창고 사용료와 보험료가 늘며, 유통기한이나 시즌이 있는 상품은 할인 판매 위험까지 커집니다. 인벤토리 용어 설명을 참고해 재고를 자산 목록이라는 관점으로 확장하면, 주문 한 번의 배송비보다 전체 보유자산의 효율이 더 중요한 이유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재주문점 방식은 필요한 시점에 소량으로 주문해 평균 보유량을 낮출 수 있지만 공급처가 소량 주문을 받아준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최소주문수량이 100개인데 한 달 판매량이 20개인 SKU라면 재주문점을 정교하게 계산해도 5개월치가 한 번에 들어옵니다. 이런 상품은 발주 공식보다 공급 계약, 포장 단위 또는 판매 구성 자체를 먼저 조정해야 합니다.
- 주문비용: 배송비, 송금 수수료, 검수 인건비, 주문서 처리 시간을 합산합니다.
- 보유비용: 창고비, 자금 조달비용, 파손·분실·노후화 위험을 포함합니다.
- 품절비용: 놓친 매출뿐 아니라 광고 유입 손실, 고객 문의, 대체 발송 비용까지 기록합니다.
- 처분비용: 장기재고 할인, 폐기, 반송 수수료를 SKU 원가에 반영합니다.
배송비 1만원을 아끼려고 50만원어치 저회전 재고를 추가했다면 절감이 아니라 현금의 이동일 수 있습니다. 발주안은 ‘이번 주문이 싼가’보다 ‘판매될 때까지 얼마가 드는가’로 평가해야 합니다.
월 1회 비용표를 만들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실무에서는 SKU마다 복잡한 회계 계산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월말에 공급처별 주문 횟수, 배송비, 평균 재고금액, 품절 일수, 할인 처분액을 한 표에 모아보세요. 정기발주 후 배송비는 줄었지만 평균 재고금액이 크게 올랐다면 주기를 짧게 조정하고, 재주문점 운영 후 긴급 소량 주문이 늘었다면 공급처별 주문 통합일을 추가하는 식으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재주문점 계산식과 정기발주 수량을 직접 맞춰봤습니다
리드타임을 평균값 하나로 넣으면 위험합니다
재주문점의 기본식은 평균 일판매량 × 조달 리드타임 + 안전재고입니다. 하루 평균 10개가 팔리고 발주부터 판매 가능 상태까지 6일이 걸리며 안전재고가 25개라면 재주문점은 85개입니다. 여기서 입고 수량 검수에 하루가 더 필요하다면 리드타임은 납품일까지가 아니라 검수 완료일까지인 7일로 잡아야 합니다.
문제는 평균 리드타임만 사용할 때 발생합니다. 평소 4일 만에 도착하지만 월말에는 9일이 걸리는 공급처라면 평균 5일이라는 숫자가 실제 위험을 가립니다. 최근 10회 입고 기록에서 가장 늦은 구간이나 상위 80~90% 수준의 리드타임을 확인하고, 공급 안정성이 낮은 상품에는 안전재고를 더해야 합니다. 반대로 국내에서 다음 날 안정적으로 입고되는 상품까지 과도한 안전재고를 두면 보관량만 늘어납니다.
정기발주의 주문량은 다음 검토일까지 필요한 수요를 채우는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목표재고를 ‘발주 주기 동안의 예상 판매량 + 리드타임 수요 + 안전재고’로 두고, 여기서 가용재고와 입고 예정 수량을 뺍니다. 매주 발주하는 상품이라면 다음 주만 볼 것이 아니라 입고 대기 기간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 최근 8~12주의 일별 판매량에서 행사, 품절, 비정상 대량 주문을 표시합니다.
- 발주일·출고일·도착일·검수완료일을 나눠 실제 리드타임을 계산합니다.
- 현재고에서 예약 주문과 불량 격리 수량을 빼고 확정 미입고 수량을 더해 가용재고를 구합니다.
- 고회전 SKU에는 재주문점을, 저회전 SKU에는 정기 검토 주기를 우선 적용합니다.
- 첫 설정 후 2주 단위로 품절과 과잉 신호를 확인하되 판매 하루치 변동만으로 기준을 자주 바꾸지 않습니다.
상품 생애 단계가 바뀌면 같은 공식도 다시 봐야 합니다
신상품은 판매 이력이 부족하므로 기존 SKU의 평균 판매량을 그대로 대입하기 어렵습니다. 유사 상품의 초기 판매 패턴과 광고 계획을 참고하되 첫 발주량을 작게 나누는 편이 안전합니다. 성장기 상품은 판매 속도가 빨라져 과거 평균이 수요를 뒤늦게 따라가고, 쇠퇴기 상품은 이전 판매량을 기준으로 주문하면 장기재고가 됩니다.
이런 변화는 제품수명주기관리 개념과 연결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SKU 상태를 출시, 성장, 안정, 축소, 단종으로 표시하고 단계별로 발주 규칙을 달리하면 계산식 하나를 모든 상품에 적용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출시 단계: 소량 분할 발주와 짧은 검토 주기로 반응을 관찰합니다.
- 성장 단계: 판매 증가율을 재주문점에 반영하고 공급 한도를 미리 확인합니다.
- 안정 단계: 반복 데이터가 충분하므로 자동 재주문 후보로 전환하기 좋습니다.
- 축소 단계: 안전재고를 낮추고 재주문 중단일과 최종 판매 계획을 함께 정합니다.
- 단종 단계: 자동발주 대상에서 제외하고 세트 구성이나 할인 소진 여부를 결정합니다.
SKU가 적은 운영자와 성장 중인 쇼핑몰의 선택은 달라야 합니다
SKU 100개 안팎이라면 정기발주에 예외 규칙을 더하세요
취급 SKU가 많지 않고 담당자가 상품 특성을 잘 알고 있다면 정기발주가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월요일에는 주력 상품, 목요일에는 보충이 필요한 상품을 검토하는 식으로 일정을 고정하면 별도 시스템 없이 스프레드시트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공급처별 주문을 모으기 쉬워 배송비와 입고 일정도 단순해집니다.
다만 판매 상위 SKU까지 다음 검토일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매출 상위 10~20개 상품에는 ‘가용재고가 5일치 아래면 즉시 알림’ 같은 예외선을 추가하세요. 즉, 기본은 정기발주로 유지하되 품절 타격이 큰 상품만 재주문점 신호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신상품과 단종 예정 상품은 자동 계산 대상에서 빼고 담당자가 직접 승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발주 검토 요일을 주 1~2회로 고정하고 공급처별 최소주문 조건을 표시합니다.
- 매출 상위 SKU에는 검토일 사이에도 작동하는 긴급 재고 알림을 설정합니다.
- 반품 예정 수량은 실제 검수 전까지 판매 가능 재고에 더하지 않습니다.
- 재고조사에서 차이가 반복되는 SKU는 발주 자동화보다 원인 교정을 먼저 진행합니다.
SKU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 재주문점과 공급처 통합일을 결합하세요
상품 수가 수백 개로 늘고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주문이 들어온다면 담당자가 특정 요일에 전 SKU를 검토하는 방식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이 경우 재주문점으로 주문 후보를 자동 생성하되, 시스템이 곧바로 발주서를 전송하게 하기보다 공급처별 통합일에 후보를 묶어 승인하는 구조가 효과적입니다. 품절 대응 속도와 합배송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주문 알림이 너무 많다면 기준값이 나쁜 것이 아니라 SKU 분류가 빠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판매 기여도가 높고 변동이 작은 상품은 자동 승인에 가깝게 운영하고, 수요 변동이 큰 상품은 담당자 검토 대상으로 남겨두세요. 저회전 상품은 월 1회만 검토하고, 단종 상품은 아예 알림을 끄는 식으로 상품군별 운영 강도를 달리해야 합니다.
지금 SKU가 100개 안팎이고 공급처가 몇 곳으로 단순한 운영자라면 정기발주를 중심에 두고 주력 상품에만 재주문점 알림을 붙이는 선택을 권합니다. 반대로 SKU가 계속 늘고 다채널 주문 때문에 하루에도 재고가 크게 변하는 쇼핑몰이라면 재주문점을 중심에 두되 공급처별 주문 통합일과 사람의 최종 승인을 남겨두세요. 두 방식의 승부는 하나를 완전히 없애는 데 있지 않고, 어떤 SKU에 어느 규칙의 우선권을 줄지 결정하는 데서 갈립니다.
- 첫 주에는 SKU를 고회전·중회전·저회전·단종예정으로 구분합니다.
- 둘째 주에는 가용재고 계산에 예약, 반품 격리, 미입고 수량이 반영되는지 검증합니다.
- 셋째 주에는 재주문 알림 수와 정기 검토 소요 시간을 각각 기록합니다.
- 넷째 주에는 품절 일수, 평균 재고금액, 주문비용을 비교해 SKU별 방식을 유지하거나 전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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